
조 본프레레 감독이 남겼던 유명한 발언이죠. 하지만 여러분 모두 그 반대의 경우도 생각해보셨는지 궁금합니다. '공격진이 적게 넣으면 수비라인이 적게 먹히면 된다'는 발상 말이죠.
바로 그 발상을 베르더 브레멘의 플로리안 코펠트 감독이 팀 전술에 흡수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의 수비 전술이 제대로 효과를 보았던 프라이부르크전에서의 전술을 도식화한 사진들과 함께 한 번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베르더가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취하는 만큼 사진의 순서 역시 수비, 공격 순으로 배치하였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좌측 윙백인 아우구스틴손(이하 루데)과 우측 윙백 게브레 셀라시(이하 테오)는 때론 사이드 미드필더로 분류될 만큼 높은 공격성을 자랑하는 수비 자원입니다. 루데는 개인 드리블 능력과 스피드를 활용한 오버래핑 후 날카로운 크로스로 중앙에 볼을 배급하는 능력이 매우 출중해 부상으로 5경기나 출전하지 못했던 전반기에만 수비수로서 무려 4개의 공격포인트를 쌓기도 했습니다. 테오는 베르더에서 오랜 시간 뛰면서 노련함을 장착해 본인의 장점인 스피드를 공격 상황에서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냈고, 1골을 포함해 두 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 중입니다.
팀의 사이드백이 이렇게 모두 공격적 성향을 강하게 띄고 있기 때문에 사실 포백의 날개로 기용하기엔 리스크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코펠트 감독은 이러한 부분을 장점으로 살리기 위해 그들에게 공격 가담을 프리하게 허용하게 됩니다. 공격 상황에서 인원을 늘리고, 둘의 스피드를 이용해 상대 수비에 큰 부담을 실어주려는 게 코펠트의 구상인 겁니다. 경기를 보다 보면 주로 3-5-2 포메이션, 혹은 3-4-2-1 포메이션이 자주 보이는 이유입니다.
코펠트는 또한 쓰리백을 구성하며 포백에서의 불안정성을 해소해냈습니다. 코펠트는 루데-프리들-토프락-테오 라인으로 나섰던 우니온 베를린 전에서 측면 수비 공간이 빈 상태로 역습 상황을 맞이했을 때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 뼈저리게 경험했던 적이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역습 상황에서 상대의 공격진 숫자가 3명 이상인 경우 토프락과 프리들이 서로 간의 커버플레이 만으론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기 어려웠고, 이런 문제로 인해 두 골을 허용하며 2대 0 패배를 당했었습니다. 사이드백이 한껏 라인을 올렸기 때문에 코펠트의 수비 블록 구성 자체도 실패해 대응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죠. 코펠트의 수비 블록에 대해선 다음 포인트에서 짚어드리겠습니다.
코펠트는 토프락을 중앙에 배치, 왼발잡이 프리들은 왼쪽, 그리고 오른발잡이 벨리코비치는 오른쪽에 배치했습니다. 토프락은 제공권 싸움에서의 경쟁력이 좋으며 준수한 스탠딩 태클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프리들은 느리지 않은 주력을 활용한 볼 차단에 능하며, 벨리코비치는 파이팅 넘치는 수비로 광범위한 수비 영역을 자랑합니다. 사실 이 세 명의 배치 방법에도 코펠트의 의도가 숨어있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상대가 루데를 상대로 돌파하기 위해 상대 공격수가 길게 친 볼이나 길게 전달된 패스들은 프리들이 차단할 수 있고, 테오의 수비 복귀가 덜 이루어진 상황에서 역습 상황이 펼쳐진다면 우측에서 벨리코비치가 볼의 소유권을 뺏어오거나 반칙으로 적절히 끊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배치는 베르더가 올 시즌 고작 27시즌만을 허용할 수 있게 만든 가장 큰 이유가 되었습니다.
세 번째 포인트는 다들 코펠트식 수비 전술의 핵심이라고 입을 모으는 '수비 블록 구축'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 코펠트는 수비 상황에서 대인 수비를 기저로 하고, 이로 인해 생기는 빈공간을 주변의 수비수가 메꾸는 커버플레이를 자주 지시합니다. 이 대인 수비는 본 포메이션이 깨져 커버 플레이가 실행될 때도 그러한 상황대로 변형되어 진행되어 유연하게 공격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대인 수비가 라인을 내린 2~3선의 미드필더에게까지 해당하는 게 코펠트의 수비 전술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두 번째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중앙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가 하프라인 아래로 내려와 2중 수비 형태가 완성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역시 두 번째 사진에서 볼 수 있듯 2중의 수비라인의 일원 개개인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적극적 커버플레이를 펼치고 상대 공격진을 꽁꽁 묶어 놓습니다. 프라이부르크 전에서 이러한 수비 플레이가 제대로 먹혀 정우영을 비롯한 공격진들이 득점에 실패하기도 했습니다. 뛰어난 차단 능력을 지닌 에게슈타인을 수비에 가담시킨 이러한 전술은 최후방 수비 라인으로 향하는 공격 시도 횟수를 줄이며 부담을 크게 줄여주었습니다.
에게슈타인(이하 막시)은 코펠트의 경기 전술을 구현하는 데에 매우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코펠트의 페르소나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죠. 막시는 분데스리가의 육각형 선수 중 한 명인데, 체력이 좋아 공수 양 방면에서의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박스 투 박스 역할을 부여받아 경기에 임하고 있습니다. 공격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넓은 시야를 토대로 한 패스 워크를 필두로 한 간접적 공격 가담, 그리고 드리블로 직접 수비라인을 파고드는 직접적인 공격 가담 능력을 모두 보유해 역습 상황에서 공이 그를 거쳐감으로써 훨씬 더 위협적인 찬스가 창출될 수 있다는 이점이 존재합니다.
수비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막시가 막대한 활동량을 매 경기에서 보여주기 때문에, 역습 상황에서 진이 빠졌을 법 한데도 턴오버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재빠르게 라인을 깊게 내려 수비 인원을 늘려줄 수 있습니다. 자주 발생하는 상황인 프리들이 수비를 하려 측면으로 빠졌을 때 토프락이 그 자리를 메꾸고, 꼬리를 물어 막시가 토프락의 빈자리를 메꾸는 상황이 대표적인 예시이죠. 그를 경기 중 간혹 중앙 수비 위치에서 볼 수 있는 이유입니다.
조쉬 사전트는 모두 스트라이커로 분류하는 선수 중 하나였습니다. 흔히 말하는 '골 냄새를 잘 맡는다'는 장점을 지녀 유효 찬스를 잘 캐치해 살려내는 능력을 지녔고, 키가 작지 않아 헤더 골 또한 노릴 수 있는 자원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포메이션 상에서도 오랜 시간 스트라이커로 배치되어 왔구요. 하지만 올 시즌 들어 코펠트 감독이 사전트를 2선에 가깝게 기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분명 기본적 위치는 스트라이커인 점이 여전한데 말이죠.
사전트는 이번 시즌 총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주전 스트라이커라기엔 다소 초라해 보이는 공격 포인트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베르더 공격진의 침체가 작용한 부분도 적지 않지만, 사전트의 후방 지원 플레이의 결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때론 슈미트와 포지션을 뒤바꾼 듯 사전트가 2선에서 플레이 메이킹을 맡고 슈미트가 전방으로 돌파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턴오버가 발생했을 경우에 사전트가 중앙에서 자신의 피지컬을 이용해 공중볼을 따내거나 적절히 차단해내는 데 성공해낸다는 활용성도 존재합니다.
이 네 가지가 코펠트가 베르더에 최적화해 적용시킨 전술의 핵심 포인트들입니다. 팀의 핵심적인 공격수가 되어야 할 퓔크룩과 라시차가 전반기에 장기적으로 부상을 당하면서 공격력이 줄은 상황을 수비력 강화를 통해 타개하는 데에 성공했고, 그 덕분에 겨우 24득점을 기록했음에도 득실차가 -3 밖에 되지 않고 순위는 한 경기를 덜 치르고도 11위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팀의 상황에 최적화시키는 전술적 유연성, 코펠트가 베르더의 보드진으로부터 꾸준한 신임을 받을 수 있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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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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